공동체와 말(야고보서 3장 1-12절)
2025년 9월 21일 주간 목장 교안
1. 지난주 주제는 <공동체와 말>이었습니다. 공동체가 평안하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이 말이라는 것입니다. 공동체의 평화는 혀를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가 말에 주의하지 않으면 방금까지 괜찮던 공동체가 한순간에 벌집 쑤셔놓은 것 같이 되고 맙니다.
질문) 당신은 평화롭던 교회가 누군가의 한 마디로 한 순간에 고통 속에 빠지는 것을 본 일이 있습니까?
2. 야고보는 이 권면을 이렇게 시작합니다. “약3:2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이와 같이 우리는 이 논의를 우리 모두가 말에 실수가 많음을 인정하며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는 종종 안 해야 할 말을 함으로써 남의 비밀스런 사생활이 공동체안에 파다하게 퍼져버리기도 합니다. 안해야 할 말이 통제할 수 없이 퍼져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야고보는 혀의 위력에 대해 말합니다. 혀는 마치 말의 입에 물리는 재갈과 같다는 겁니다. 말(馬)은 당시 사람들이 사용하는 가장 힘이 센 짐승인데, 그렇게 힘센 짐승도 입에 물린 재갈 하나로 통제된다는 것입니다. 혀의 힘도 그와 같다는 겁니다. 또 혀는 바다를 항해하는 배의 키와 같습니다. 항해하는 배가 파도 속에서도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은 배에 달린 작은 키 때문입니다. 그렇게 작은 것이 배의 방향을 좌우하는 것처럼 혀도 그런 것입니다. 이 세치 혀로 인해 공동체가 목표한 항구에 이르기도 하고 엉뚱한 언덕에 이르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비바람이 불어도 우리가 이 혀만 잘 통제하면 공동체는 목표한 항구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위로 예배하고 안으로 사랑하고 밖으로 선교하는 교회’가 되고 싶어도, 우리가 혀를 통제하지 않으면 원망과 싸움질과 나쁜 소문만 내는 교회가 되고 마는 것입니다.
질문) 새로운 담임목사를 맞이하게 된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3. 또 혀는 ‘불’과 같아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 3월 우리는 엄청난 산불을 보았고, 오래 전에는 한 사람의 방화가 국보 1호 남대문을 잿더미로 만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작은 실수나 방화로 시작되었습니다. 교회 안에서 말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교회 안에서 말에 주의하지 않으면 우리는 국보 1호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모델 하우스를 불태워 버리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 때 타오는 불이 지옥불이라는 것입니다. 지옥불이 지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타오를 수 있다는 겁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요? 야고보에 따르면 혀가 지옥에서 불을 땡겨오기에 가능합니다. 얼마나 끔찍한 말인가요? 내가 혀가 주님이 피흘려 사신 교회를 지옥불로 타오르게 할 수도 있다니!
질문) 당신은 말의 파괴력에 대해 얼마나 철저하게 깨닫고 있습니까? 이 대목에서 야고보의 말에 당신이 깊이 깨닫는 것은 무엇입니까?
4. 참으로 실망스러운 것은 혀는 절대 길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길들지 않은 짐승을 찰 때는 매 순간 조심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도 말을 할 때 매 순간 조심해야 합니다. 말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합니다. 내가 하려는 이 말은 확실한 말인가? 그리고 필요한 말인가? 그렇게 물어보면 우리는 종종 그 말이 필요 없는 말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실 우리는 필요 없는 말을 너무 많이 해서 탈입니다. 그리고 어떤 일에 대해 쓸데 없이 아는 체 해서 탈입니다. 그래서 확인되지 않은 말이 사실처럼 돌아다니는 겁니다. 교회의 어려움이 거기서 시작됩니다.
질문) 당신은 그런 유혹을 느끼지 않습니까?
5. 확실치 않은 말들이 가져오는 결과는 너무 비참합니다. 아무에게도 유익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많은 사람의 영혼을 죽입니다. 당신은 당신의 입에서 나가는 말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이는지 아십니까? 잘못된 말은 우선 그 말을 하는 사람의 영혼을 죽입니다. 그리고 그 말을 듣는 사람의 신앙과 영혼을 죽입니다. 그리고 그 말로 비방하는 그 사람을 죽입니다. 결국 나와 너, 그리고 그 사람 ... 공동체 전체가 죽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말을 할 때마다 주의해야 하며 또한 기도해야 합니다. 이사야처럼 내 입술이 부정하다는 사실을 고백하며 부르짖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은혜로 내 입술을 정화하실 것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시편의 저자처럼 기도해야 합니다.
시141:3 여호와여 내 입 앞에 파숫군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소서
이제 이해인 시인의 시 <말을 위한 기도>를 천천히 읽어보고 다 함께 기도합시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는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더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더러는 다른이의 가슴속에서
좋은 열매를 또는 언짢은 열매를 맺기도
했을 언어의 나무
주님
내가 지닌 언어의 나무에도
멀고 가까운 이웃들이 주고간
크고 작은 말의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둥근것, 모난 것 밝은 것, 어두운 것.
향기로운 것, 반짝이는 것 그 주인의 얼굴은 잊었어도
말은 죽지 않고 살아서 나와 함께 머뭅니다.
살아 있는 동안 내가 할 말은
참 많은 것도 같고 적은 것도 같고
그러나 말이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살이
매일매일 돌처럼 차고 단단한 결심을 해도
슬기로운 말의 주인 되기는 얼마나 어려운지
날마다 내가 말을 하고 살도록 허락하신 주님,
하나의 말을 잘 탄생시키기 위하여
먼저 잘 침묵하는 지혜를 깨치게 하소서.
헤프지 않으면서 풍부하고 경박하지 않으면서 유쾌하고
과장하지 않으면서 품위있는 한 마디의 말을 위해
때로는 진통겪는 어둠의 순간을 이겨 내게 하소서.
참으로 아름다운 언어의 집을 짓기 위해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언제나 진실하고 언제나 때에 맞고
언제나 책임있는 말을 갈고 닦게하소서.
내가 이웃에게 말을 할 때에는
하찮은 농담이라도 함부로 지껄이지 않게 도와 주시어
좀더 겸허하고 좀더 인내롭고
좀더 분별있는 사랑의 말을 하게 하소서.
내가 어려서부터 말로 저지른 모든 잘못
특히 사랑을 거스른 비방과
오해의 말들을 경솔한 속단과 편견과
위선의 말들을 용서하소서 주님
나날이 새로운 마음, 깨어 있는 마음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내 언어의 집을 짓게 하시어
해처럼 환히 빛나는 삶을
당신의 은총 속에 이어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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