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여정 (민수기 33장 2절)
2024년 11월 24일 주간목장교안
1. 우리의 신앙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않고 사는 것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크게 두 가지를 명령하셨다. 하나는 “들어라 이스라엘아”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계속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삶, 순종의 삶, 그것을 요구하셨다. 또 한 가지는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를 기억하고 기념하고 생각하고 절기를 지키는 것이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우상숭배에 깊이 빠졌을 때를 보면 하나님의 은혜를 다 잊어버렸을 때였다. 또한 절기조차 지키지 않았다. 우리가 무너지는 것은 실제로 외부로부터의 여러 문제가 아니다. 출발은 항상 스스로 안으로부터 무너진다. 그 출발점이 대체로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별로 감사할 것이 없어지고, 그러다 보면 예배의 자리에서 멀어지게 된다. 그래서 하나님은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라고 말씀하셨고, 또 기억하라, 기념하라, 절기를 지키라고 말씀하셨다. 믿음의 여정에서는 무조건 달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잠시 멈추고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고 감사하고 고백하고 때로 회개하고 그리고 앞길을 맡기면서 확신을 가지고 우리가 가야 한다. 이것이 예배 시간에 일어난다. 예배는 하나님과의 사랑의 만남이며, 확신하는 것이다. 얼마나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는지를 아는 것이다. 그래서 신약성경에 ‘예배하다’라는 단어는 헬라어에서 종교적인 의미를 지니기 전에는 보통 기본적인 의미가 포옹하기 위해, 입맞추기 위해 서로에게 다가가는 것이었다. 예배가 성가시고 귀찮아진다는 것은 영적으로 위기가 왔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얼마나 우리를 사랑하시는지 우리의 형편을 아시고 우리를 적절하게 인도하시는지를 늘 잊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 이 예배의 자리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그분의 사랑의 품 안에서 나를 끊을 수 없는 그 사랑 가운데 나를 계속해서 인도하실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나눔)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기 위해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서로 나누어보라. 또한 예배를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는지 되돌아보며 서로의 영적 상태가 위기 가운데 있지는 않는지 진단해보라.
2. 이제 본문 2절을 다시 한 번 보겠다. “모세가 여호와의 명령대로 그 노정을 따라 그들이 행진한 것을 기록하였으니 그들이 행진한 대로의 노정은 이러하니라.” 이 다음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진을 쳤던 곳, 장막을 쳤던 곳의 지명이 계속 이어져 나온다. 무려 42곳, 40년 동안 42곳에 이들이 진을 쳤다고 기록한다. 그런데 왜 지루하게 이런 지명들이 성경에 기록이 되어야 할까? 바로 이 42곳은 하나님의 은혜의 현장이었다. 곳곳에 하나님의 은혜가 서려 있다. 그러니까 광야 생활은 이스라엘 백성들 스스로의 힘으로, 스스로의 의지로 끝낼 수 없는 곳임을 가르쳐주고, 하나님의 은혜로 마칠 수 있었음을 가르쳐준다. 오늘 우리는 광야 생활을 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그 누구도 우리의 삶이 광야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정말 광야와 같이 때로는 메마르고 때로는 막막하다. 때로는 길을 잃고 방황할 정도로 뭔가 답답한 경우들이 우리에게 있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광야는 우리의 삶과 완전히 동떨어진 곳이 결코 아니다. 광야 생활 가운데서도 함께하셨던 하나님이 동일하게 오늘 우리의 살아계신 하나님이라면, 오늘 우리의 광야 같은 이 세상에서 사는 인생 여정도 분명히 이끄실 것을 믿는다.
이제 말씀을 제대로 살펴보자. 먼저 광야 여정 자체를 생각해보자. 하나님이 애굽에서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실 때 훨씬 더 편리하고 빠른 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을 광야로 돌려서 인도하셨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왜 하나님은 빠른 길을 두고 광야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어가셨는가? 출애굽기 13장 17절과 18절이 이를 잘 설명한다. “바로가 백성을 보낸 후에 블레셋 사람의 땅의 길은 가까울지라도 하나님이 그들을 그 길로 인도하지 아니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이 백성이 전쟁을 하게 되면 마음을 돌이켜 애굽으로 돌아갈까 하셨느니라.” 그러므로 하나님이 광야로 길을 인도하신 것은 하나님 자신 때문이 아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연약함을 아시고 이스라엘을 위해 그렇게 하신 것이다. 그들이 블레셋 사람을 만나서 혹시 싸우다가 두려움 가운데 애굽으로 돌아가 다시 종살이할 것을 막으셨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형편을 아시고 가까운 길을 두고 동남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시나이 반도로 그들을 인도하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지금 우리에게 닥친 상황들,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면 때로는 좀 어렵고 불편하고 원치 않는 길에 들어섰을 때 당장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하나님이 우리의 형편을 아시고 이렇게 적합하게 우리에게 맞게 인도하신다고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가는 길이 힘들 때 무조건 다른 길을 찾으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지금 가고 있는 길을 잘 받아들여서 더 잘 걸을 수 있도록 힘을 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더 필요한 일이다. 길도 하나님께 속한 것이다. 하나님은 실패하지 않으신다. 하나님께는 오류가 없으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늘 새 힘을 주시며, 우리의 길도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것처럼 정말 든든하고 안전한 길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로마서 8장 28절을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우리의 마지막은 선이다. 승리이며, 영광이다. 그렇지만 그 중간에 모든 것이 합력한다는 말은 하나님이 일하신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일하셔서 결국 우리에게 선을 이루게 하신다. 그런데 일하시는 재료가 무엇인가 하면 모든 것이다. 모든 것 가운데는 우리가 좋아하는 것, 우리가 기뻐하는 것,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싫어하는 것, 불편한 것, 괴로운 것, 피하고 싶은 것까지도 하나님이 잘 엮어 일하시므로 결국 우리를 선에 이르게 하신다.
질문) 우리의 삶이 광야와 같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우리의 삶을 스스로의 힘으로 마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이런 깨달음 가운데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의 삶에도 서려 있어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가? 우리의 삶의 길이 광야 생활과 같다고 해도 그 가운데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확신하는가?
3. 이제 그렇다면 하나님이 어떤 식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셨는지, 42곳 가운데 3곳을 살펴보려 한다. 이 3곳은 특별하다. 첫 번째 지역은 믹돌이다. 그런데 이곳은 지형적으로 굉장히 잘못된 곳이다. 앞이 홍해 바다이기에 도망칠 곳이 없다. 애굽에서 정예 부대를 보내 이들을 말살시키려고 했는데, 이제 살아남을 길이 없다. 그런데 밤새 동풍이 불어서 홍해 바다가 갈라지고 중간에 길이 생겨났다. 우리나라에, 아니 세계 어느 굴지의 건설회사도 밤새 홍해를 갈라서 길을 만들 수는 없다. 하나님은 세상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하신다. 우리도 믹돌처럼 앞이 막혀 있고 문제투성이 그것도 한두 가지가 아니고 엉망진창과 같은 깊은 수렁과 웅덩이에 빠진 것 같은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럴 때 하나님은 길을 내시는 분이다. 하나님은 가장 적절하게 알맞게 필요한 대로 길을 내어주시는 분이다. 두 번째는 신 광야다. 이곳에 이르러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양식이 떨어져버렸다. 그런데 먹을 것이 생겼다. 그것도 이어서 4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하늘에서 양식으로 만나를 내려주셨다. 만나의 가장 기본적인 의미는 “이게 무엇인가?”다. 먹을 것이 풍부한 애굽에서도 보지 못했던 음식이었다. 만나는 바로 하늘에서 왔다.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신다. 우리에게 필요한 은혜를 준비하신다. 그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 마지막 세 번째는 르비딤인데, 거기에는 마실 물이 없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 르비딤에서 바위가 쪼개지면서 거기서 물이 솟아나게 하셨다. 광야 생활하는 동안 하나님은 여기저기 필요할 때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반석 가운데 샘물을 숨겨놓으셨다. 오늘 우리도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은 하나님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반석을 숨겨놓으셨다가 필요한 대로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셨기 때문이다. 이곳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은혜다. 그런 하나님을 이제 우리가 오늘 예배하는 것이다.
묵상) 우리의 삶 또한 은혜의 여정임을 기억하며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은혜를 준비하시고 나누어주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묵상해보자.
4.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면, 하나님은 항상 주시는 분이다. 광야 생활에 주시는 하나님의 것을 받아 이스라엘 백성들이 살았다. 오늘 우리도 하나님이 주시는 것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주신 것이 있다. 가장 아끼셔서 내놓을 수 없는 분을 우리에게 주셨다.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주셨다. 이 예수님이 우리의 길이 되신다. 이제 우리가 다른 길을 찾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과 동행하면 그게 길이 된다. 예수님이 길이다. 그리고 예수님은 요한복음 6장에서 자신이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떡, 진정한 만나라고 가르쳐 주셨다. 그리고 수가 성 동네의 사마리아 여인에게는 자신이 생수임을 밝히셨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진정한 길, 진정한 양식, 진정한 생수다. 예수님 안에서 남은 평생 저 영원한 새 하늘과 새 땅을 향해서 믿음의 여정을 이어갈 때에 오늘 예배를 통해 새 힘을 얻고 예수님께 모든 염려 다 맡기고 감사하고 확신과 소망 가운데서 다시 한 번 일어서야 한다.
기도)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할 때에 하나님은 늘 우리에게 주시는 분이며 우리는 늘 손을 벌리는 자임을 알고 있는가? 하나님이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조차 우리에게 주신 분임을 알고 있는가? 우리에게 참된 길과 참된 양식과 참된 생수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아낌없이 내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함으로 새로운 확신과 소망으로 일어서도록 서로 격려하며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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